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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2020 부르고뉴
와인과 떼루아 그리고 빈티지
전 세계의 와인은 “떼루아(Terroir)” 즉, 와인 생산에 가장 중요한 지리, 토양, 기후, 양조 등의 환경 요소에 의해 매년 일관성 있게, 또는 매년 다른 스타일로 만들어집니다. 자연환경에 의한 지리적인 요건은 매년 영향을 주는 경우는 드물고 토양과 양조 방법은 경우에 따라 의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매년 변화하는 ‘기후’는 와인 생산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소인데, 인간의 힘으로 바꿀 수도 없고 의도적으로 변화시키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포도 재배자들은 몇 세대에 걸쳐 또는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갑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에 의해 점점 더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사실상 컨트롤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년 기후의 영향으로 포도를 재배한 해 즉, 빈티지에 따라 와인의 품질이 달라집니다. 기후 변화의 등락이 큰 유럽은 특히 그 영향권 내에서도 품질의 차이가 큽니다. 가장 기후 변화에 예민한 품종이라고 여겨지는 피노 누아 품종을 주로 생산하는 부르고뉴는 특히나 더 그렇지요.
그렇다면 부르고뉴의 2020년은 어땠을까요?
The 2020 Vintage report of Bourgogne wines
"A great classic, the result of a unique year"
다수의 부르고뉴 와인 전문가들은 2020 빈티지가 매우 독특했던 해라고 표현합니다. 재배 과정 전반에 걸친 여러 요소와 기후 환경이 모든 포도 재배자들에게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더해서 2020년 한 해 동안, 꽃이 필 때부터 수확까지의 모든 과정은 조숙 재배를 하는 상황에 놓였었지요. 그럼에도 2020년 수확을 모두 마쳤을 때, 다수의 와인 생산자들은 아주 훌륭하고 비범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BIVB, 부르고뉴와인협회)
2020년 포도 수확량
1) 꼬뜨 드 본(Cotes de Beaune)
2018년에 비해서 평균 이상의 포도가 생산되었습니다. 물론, 미세기후(Microclimate)에 따라 각각의 마을별로 어느 정도의 차이는 있었는데 예를 들면, 뫼르소(Meursault)와 퓔리니 몽라쉐(Puligny-Montrachet)는 바로 인접해 있지만 퓔리니 몽라쉐 지역의 생산량이 더 많았습니다.
2) 꼬뜨 드 뉘(Cotes de Nuits)
전체 수확량은 평균 수준이었으나 8월까지 이어진 가뭄으로 포도 알맹이의 크기가 평년보다 작았고, 그래서 생산하는 와인의 양은 다른 해보다 줄어들었습니다.
부르고뉴 2020년 빈티지 스토리
2020년 3월 중순에 시작된 Pandemic-COVID19(코로나-19 팬데믹)은 프랑스의 작은 마을 부르고뉴(Bourgogne)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봉쇄정책(Lock-Down)으로 집안에서 애태우며 기다리는 동안, 다행스럽게도 포도나무는 이들을 위로하듯 건강한 상태로 영양분을 섭취하며 자라나고 있었고 연일 따사로운 햇살이 포도밭을 비추었습니다. 충분한 햇살을 받은 포도밭에서는 벌써 움이 트고 싹이 자라서 꽃이 피워졌고, 수분을 머금고 열매가 자라는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3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포도 재배자들뿐만 아니라 수십년을 거주한 부르고뉴의 주민들까지도 신기해할 정도로 완벽한 기후였습니다. 3월 첫째 주까지는 비가 많이 왔고 둘째 주부터 맑고 건조한 기후가 5월까지 이어졌습니다. 3월에 내린 비로 축적된 수분이 포도 나무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었고 이즈음 단골 손님처럼 내리던 서리, 우박도 큰 피해없이 무사히 넘기면서 이렇게 5월의 개화가 시작됐습니다. 주민들이 입모아 얘기하길, 그 어느 꽃보다 향기롭고 화사한 포도 꽃의 향기가 5월의 부르고뉴 마을을 덮었다고 합니다.
전례 없이 완벽했던 상반기가 지나고 8월까지 무리 없이 수확할 것을 예상했던 것과 달리 7월 말부터 변수가 생겼습니다. 새벽녘, 기온이 떨어지면서 지면 근처에 있던 차가운 공기가 아침의 뜨거운 공기와 만나 이슬이 발생하게 된 것인데, 이슬이 생길 경우 포도에 오이듐 곰팡이(Oidium)가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특히, 이 곰팡이는 포도 나무에 이파리, 줄기가 나기도 전에 포도 알맹이에 생기는 것으로 자칫하면 단시간 내에 포도밭 전체에 퍼져 심각한 피해를 줄 수도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포도 재배자들의 경험과 노하우로 무사히 이 위기는 넘길 수 있었지만 또 다시 닥친 8월의 가뭄과 고온 현상에 재배자들은 큰 결단을 내려야 했고, 결국 2019년보다 수확 시기를 거의 2주나 앞당기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강렬한 햇살로 인해 알코올 도수가 12-13.5%를 넘어설 정도로 농익은 포도가 재배되었고, 포도 알맹이의 크기는 제각각 다른 형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곰팡이와 병충해 없이 매끈하고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포도 껍질의 색소와 탄닌도 충분하였으며 강한 햇살이 집중되었던 것에 비해 산미도 적정 수준이었습니다.
BIVB(부르고뉴 와인협회)에서 포도 샘플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3년 8월 포도와 비교 했을 때 산도가 더 높고 색소와 탄닌의 양은 2015년 빈티지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7-8월의 가뭄과 뜨거운 태양열이 포도잎을 태울 정도로 강했지만 포도의 품질에 있어서는 산(Acidity), 당도(Sweetness), 탄닌(Tannin)의 균형이 완벽하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한 과실 풍미를 유지한 전형적인 부르고뉴 스타일이라고 평했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2005, 2010, 2015 빈티지에 이어 21세기를 대표할 또 하나의 “Great Vintage”가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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